밑도 끝도 없는....
약한 소리, 오프라인에서의 나는 언제나 약한 소리뿐이다
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그러니까 안되고 안되니까 안된다
안된단다... 뭐든지
완벽을 추구한다기 보다 숭배한다고 봐야겠다
완전한 게 좋다, 정작 저 자신은 그렇지 못하면서
그래서 안되는 건 아예 칼로 끊어놓고 시작한다
그러면 엄청난 실수가 없는한 완벽을 추구...할 수 있다
(그 정도 실수가 발생한 시점에서 바로 또 난 말할 거다 "안된다")
약한 소리, 약한 소리뿐이다
언젠가 부터 안된다는 이유가 안된다가 되고
이유가 이유가 되어가고 문제가 문제가 되었고
사실 그 문제 이전에 내가 날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못한다는 문제가
내 앞에 덩그러니 놓여져있다는 것 또한 문제로 인식되는 가운데
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도 내 짧은 지식으로는 풀어낼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을땐
내앞에 있던 문제는 뭘 잘못 먹었는지 굉장한 덩치가 되어서 날 노려보고 있다
어렸을땐 아침에 눈이 떠지면 그냥 누운채로 아버지랑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었다
장래희망 같은 것들...
그때 막연하게 이야기했던 것들은 점점 나와는 거리가 멀어져 완전히 다른 세상 속 인물들이다
결국은 현실이다
언제부터 초현실주의를 달리게 되었냐고
자신에게 물어봐도 뚜렷한 계기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답하기가 곤란하다
된다 안 된다를 떠나서 막연히 바랄 수 있었던 그때
언제부터 이렇게 모든 사태에 관하여 철저히 계산적이게 되었는지
어떻게 하면 좀 더 막연하게 모든 것 대할 수 있을까?
"......괜히 오늘은 좀 기분이 그래"
"왜?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?"
"딱히 그런건 아닌데 조금 지겨워졌다"
"뭐가?"
"사는게"
"아직 결혼도 안한 놈이 뭐가 지겨워?"
"그냥 그러네, 넌 그럴때 없냐?"
"별로 딱히 그런 적은 없네"
"난 예전에 엄청 울보였어, 엄마랑 병원가면 병원 올라가는 계단서부터
울어 재끼기 시작해서 그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까지 울었더랬지"
"그래서?"
"어느날 아침에 눈을 떠서 내가 죽으면 울어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하고 손가락을 꼼지락 거려봤어"
"몇 명이든?"
"우리집 식구 셋에...... 그리고 나니깐 조금 까마득해지드라고"
"참 별 생각을 다하는구만"
"그리고 식구들이 죽는다면 이라는 생각도 해보는 거야
아버지가 돌아가신다면 이렇게 되서 저렇게 그 다음에 어느 정도 지나면 그렇게..."
"아주 미쳐가는구만"
"내가 죽는다면 내 시점에서 이 세상은 종말을 맞이하게 돼
내가 죽고 나서 자동차가 하늘을 날든 인공지능 로봇이 청소기를 밀든
결국은 나와 상관없는 일들이 되고 말아
난 없으니까"
"..."
"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복잡해져 지구에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?
내가 이렇게 너랑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지구 어디선가에서는 사람이 죽고, 태어나고 있을 거야
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도 종말과 창세가 일어나고 있다는 거야"
"...."
"지금 내 이야기를 듣는 너도 하나의 세상을 가지고 있고,
거대한 지구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@@시에서 @@동에서 @@식당에서 이렇게 한 테이블에 앉아
또 다른 세상을 가지고 있는 나와 서로의 세상을 조금씩 공유하고 있다고"
"......"
"서로가 공유하는 세상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가.... 그게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"
"무슨 포인트?"
"내가 죽으면 몇 명이나 울어줄까? 하는 거"
"그러니까 몇 명 울어주나 그거 때문에 해괴망측한 이야기를 줄줄 나불거렸다는 소리냐?"
"정답"
"으이구 그냥 밥이나 먹어라, 내가 많이 울어줄게, 됐냐?"
"난 250년 살건데?"
"좋을대로 하쇼, 방수우레탄싱싱바야"